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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이란 평행선…고농축 우라늄이 최대 걸림돌

서정민 기자
2026-05-13 07: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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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이란 갈등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협상이 고농축 우라늄 처리 문제를 둘러싸고 좀처럼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라디오 방송 인터뷰에서 이란의 핵 개발을 "100% 중단할 것"이라며 고농축 우라늄을 수거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미국은 이란에 고농축 우라늄을 미국에 넘기고 향후 20년간 농축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이란은 고농축 우라늄 일부를 희석하고 나머지는 제3국으로 이전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핵시설 해체에는 명확히 반대 의사를 밝히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1일 이란이 제시한 14개 항 반제안을 "완전히 받아들일 수 없다"며 사실상 거부했다. 

해당 반제안에는 전쟁 배상금, 호르무즈 해협 완전 주권 인정, 대이란 제재 전면 해제, 동결 자산 반환 등이 담겼다. 

이란 외무부 부장관 카젬 가리바바디는 "무력과 압박으로 정치적 의지를 강요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그것은 평화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런 협상 공전에 이스라엘은 극도의 불안감을 드러내고 있다고 CNN이 보도했다. 이스라엘은 당초 미국이 내세웠던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폐기와 헤즈볼라 등 대리 세력 지원 중단 요구가 협상 테이블에서 사라지고 핵 문제와 호르무즈 해협 개방에만 집중되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한 이스라엘 고위 관리는 "차라리 합의가 결렬되고 이란에 대한 봉쇄와 타격이 계속되는 편이 낫다"는 강경 입장을 내비쳤다.

이스라엘은 이란의 지하 핵시설인 포르도와 나탄즈 인근 픽액스 마운틴의 완전한 해체를 요구하는 한편, 과거 JCPOA처럼 일정 기간 후 핵 활동을 재개할 수 있는 일몰 조항도 전면 배제해야 한다고 미국 측을 압박하고 있다.

협상 교착의 여파는 에너지 시장과 미국 소비자에게 고스란히 전가되고 있다.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6월 인도분은 12일 배럴당 102.18달러로 4.11% 급등했고,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4.52달러로 전쟁 이전 대비 50% 이상 올랐다.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3.8% 상승해 2023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일반근로자 임금 상승률은 3.6%에 그쳐 실질임금이 3년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중국 베이징으로 출발하며 시진핑 국가주석과 이란 문제를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없이는 에너지 가격의 구조적 고착화를 피하기 어렵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란은 "굴복은 없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고 있으며, 협상이 재개되더라도 핵 문제·탄도미사일·역내 무장세력 지원·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이라는 4대 쟁점 모두에서 양측의 거리는 여전히 멀다.

서정민 기자 sjm@bntnews.co.kr